女 감금 성매매 조폭, 경찰에 뒷돈 상납?
‘성매매업소’ 유착 의혹 경찰, “돈 거래 조폭은 사회친구”
‘천호동 텍사스’ 단속 경찰, 포주에게 돈 받아..당사자 ‘대가성 부인’
현직 경찰관들이 여성을 감금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한 조직폭력배로부터 지속적으로 뒷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기 성남지역 폭력조직인 '신(新)종합시장파' 행동대장 이모씨(44)에
게서 돈을 받고, 그가 운영하는 성매매업소 단속정보 등을 미리 알려주는 등 편의를 봐준 혐의(뇌물수수)로 강동경
찰서 소속 박모 경위 등 경찰관 5명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박모 경위 등이 2003년부터 최근까지 수십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받은
돈의 대가성 여부를 살피고 있다.
이들의 비위정황은 지난달 15일 경찰이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일대의 기업형 조폭을 검거,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받은 돈의 규모가 가장 큰 경찰은 박모 경위로, 수차례에 걸쳐 2,0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 경찰은 박 경위가 한
번에 1,000만원을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박모 경위를 제외한 다른 경찰관들은 받은 돈의 규모가 크지 않아 내부감찰을 받을 예정이다.
박모 경위는 경찰조사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빌려준 돈을 받은 것”이라며 대가성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조폭 이모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찰에 들어오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회친구”라고 진술했다.
박 경위 등이 받은 돈의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현직 경찰관들이 단속 대상인 지역내 성매매업주와 친분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만으로도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특히 박 경위 등에게 돈을 준 조폭 이씨는 여성들을 감금한 채 정해진 성매매 횟수를 채우지 못하면, 위약금을 부과하는
등 사실상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어,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경찰들의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더욱 크다.
조폭 이씨는 천호동 일대 유흥업소 여성들에게 “언제든 일을 그만 둘 수 있고,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유혹한 뒤, 여성 한
명당 1,000~3,000만원의 선불금을 주고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씨는 성매매 횟수를 하루 5회 이상으로 정한 뒤, 이를 채우지 못하면 계약기간을 일방적으로 연장하고,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이미 받은 선불금의 3배를 물어낼 것을 강요했다.
여성이 몸이 아파 일을 쉬려고 해도, ‘주사 이모’를 업소로 불러 영양제와 수액을 주사한 뒤, 성매매를 계속하도록 강요했다.
나아가 이씨는 ‘삼촌’으로 불리는 조폭들을 고용해,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를 임의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이씨는 이런 방식으로 천호동 일대에서 성매매업소 3곳을 운영하면서 100억대에 이르는 범죄수익을 올렸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최근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송구한 마음”이라며 “경찰관이 상대가 성매매업자인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접촉해 금품을 받은 것 자체가 문제인
만큼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